[BOOK소리] 인간을 보조하는 디지털 치료제, 가능성을 전망하다

‘디지털 치료제’의 역할은 최첨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본래 목적은 의료 사각지대를 비춰 저렴한 비용으로 모두가 동일한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외출이 어려운 ADHD 환자와 고령자, 알츠하이머 환자까지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저자 김선현 교수는 현재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메타버스의 영역이 치료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메타버스를 이용한 가상 현실에서 환자들과 대면하고 있다. 가상 현실에서는 감염 우려가 없다. 대장암 환자는 장루 주머니를 교체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체험하는 등 맞춤 의료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기술들이 충분히 활용되려면 VR 기기 등의 특정 장비를 구비해야 한다. 의료진과 환자들이 가상 환경과 조작법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차근차근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인간의 역할을 기계에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김선현 교수는, 기계가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할 필요는 없고, 도움이 필요할 때 보조하는 존재로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요즘은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등 마음의 병에 대해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상태를 외면하고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혹시 마음의 병이 의심된다면 자가 진단을 통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 볼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을 색과 언어 등 시각적으로 정리해 감정을 진단할 수 있는 앱 ‘무드미터’부터 전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가상 현실 시스템 ‘버추얼 이라크’까지, 디지털 치료제는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무드미터는 단순히 내원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뿐만 아니라, 주관식 문제보다 객관식 문제가 더 풀기 쉽듯이 나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경각심을 갖게 하고 더 정확하게 마음을 진단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 버추얼 이라크는 실제 이라크의 풍경과 당시의 상황을 재현해 ‘가상 현실’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천천히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 치료제는 인공지능과 가상 현실을 이용해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어루만지며 최첨단 솔루션을 제공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조하는 존재로서, 가상 공간을 재현하거나 멀리서도 약을 처방해주는 등 사람이 직접적으로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디지털 치료제가 정착돼 모든 사람에게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기까지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다.

출처 : 코리아헬스로그(https://www.koreahealthlog.com)